가족을 부양하지 않았다고 해서 상속권이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고인에게 중대한 범죄행위 등을 한 상속인은 가정법원의 선고로 상속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구하라법’으로 도입된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입니다. 2026년 3월 17일 개정 민법 시행으로 대상이 확대되어, 현재는 부모뿐 아니라 자녀와 배우자 등도 요건에 해당하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1004조의2
반갑습니다. 법무법인 거산의 판사 출신 신중권 변호사입니다.
“살아 계실 때는 외면하더니, 돌아가시고 나서 재산을 달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재산을 나눠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억울하실 겁니다. 하지만 상속 분쟁에서는 그동안의 서운함과 법적으로 상속권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를 구분해야 합니다.
먼저 상속결격에 해당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상속결격자와 상속권 상실은 어떻게 다른가요?
상속결격은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상속인 자격이 배제되는 제도이고, 상속권 상실은 가정법원의 선고가 필요한 제도입니다.
구분 | 상속결격 | 상속권 상실 선고 |
|---|---|---|
근거 | 민법 제1004조 | 민법 제1004조의2 |
주요 사유 | 살해·살해 시도, 상해치사, 유언 관련 부정행위 등 |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중대한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 |
효력 발생 |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법률상 상속 자격 배제 | 가정법원의 상속권 상실 선고 확정 필요 |
확인할 쟁점 | 법정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는지 | 상실 사유, 유언 유무, 청구권자와 청구기간 등 |
상속결격도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으면 소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권 상실처럼 법원의 상실 선고 자체가 효력 발생 요건인 것은 아닙니다. 근거: 민법 제1004조·제1004조의2
상속결격자가 되는 사유는 무엇인가요?
민법 제1004조가 정한 결격사유를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의로 특정 가족이나 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경우
직계존속, 피상속인, 피상속인의 배우자 또는 상속순위가 앞서거나 같은 사람이 대상입니다.고의로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직계존속, 피상속인 또는 피상속인의 배우자에 대한 상해치사가 해당합니다.속이거나 강요해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 철회를 방해한 경우
속이거나 강요해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경우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하거나 파기·은닉한 경우
따라서 단순히 가족과 연락을 끊었다거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위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근거: 민법 제1004조
구하라법, 2026년에 무엇이 달라졌나요?
상속권 상실 선고 규정은 2024년 신설됐지만, 실제 시행일은 2026년 1월 1일입니다. 이어 2026년 3월 17일 개정으로 적용 대상과 사유가 확대됐습니다.
기존에는 직계존속을 중심으로 한 제도였지만, 현재 조문은 ‘상속인이 될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부모에게만 적용되는 법으로 이해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또한 공정증서 유언을 통한 청구에서는 중대한 범죄행위나 심히 부당한 대우의 피해 대상에 고인의 배우자와 직계혈족도 포함됩니다. 직계혈족은 부모·조부모, 자녀·손자녀 등을 말합니다. 근거: 현행 민법 및 개정 부칙
상속권 상실은 누가, 어떻게 청구하나요?
공정증서 유언이 있는 경우
고인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는 상속인에 대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대상 사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고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고인이나 그 배우자, 고인의 직계혈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이때도 유언만으로 상속권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합니다.
해당 유언이 없는 경우
공정증서 유언이 없더라도 공동상속인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범죄행위나 부당한 대우의 피해 대상은 고인 본인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유언이 있는 경우와 대상 범위가 같지 않습니다.
청구할 공동상속인이 없거나 공동상속인 모두에게 법정 사유가 있다면, 상실 선고가 확정되면서 상속인이 될 사람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1004조의2 제1항~제4항
상속권 상실 청구기간은 언제까지인가요?
유언 없이 공동상속인이 청구하는 경우에는, 법정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망일부터 무조건 6개월”이라고 외우면 안 됩니다. 언제 상속인이 되었음을 알았는지와 개정법 부칙의 적용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2026년 3월 개정법에는 과거 상속 사건을 위한 특례가 있습니다.
2024년 4월 25일 이후부터 2026년 3월 17일 전까지 상속이 개시됐고, 문제 되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개정법 시행 전에 알고 있었다면, 부칙상 요건에 따라 2026년 3월 17일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발생한 상속이라고 무조건 제외되는 것도, 지금 문제를 제기하면 언제든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망일과 인지 시점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근거: 민법 제1004조의2 제3항, 법률 제21454호 부칙 제2조·제4조
연락을 끊고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될까요?
연락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권 상실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경위와 정도, 고인과 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근거: 민법 제1004조의2 제5항
따라서 청구를 준비한다면 “오랫동안 외면했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 자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확인할 내용 | 검토할 자료의 예 |
|---|---|
부양이 필요했던 사정 | 진료기록, 생활비·간병비 지출 내역 |
부양 요청과 상대방의 대응 | 문자, 카카오톡, 송금 내역 |
범죄행위나 부당한 대우 | 판결문, 신고 내역, 진단서, 관련 대화 |
가족관계와 사건 경위 | 가족관계증명서, 시기별 사실관계 정리 |
청구기간 | 사망일과 상속인 지위를 알게 된 시점을 보여주는 자료 |
이 자료들이 있다고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양의무가 있었는지, 위반이 어느 정도였는지, 제출한 자료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자녀를 키우지 않은 부모는 자동으로 상속결격자가 되나요?
아닙니다. 양육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면 상속권 상실 선고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부모를 부양하지 않은 자녀도 상속권을 잃을 수 있나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현행법은 부모에게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자녀에게 구체적인 부양의무가 있었고 이를 중대하게 위반했는지 판단해야 하므로, 부모를 직접 모시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유언장에 “상속하지 않는다”고 적으면 되나요?
상속권 상실 제도를 이용하려면 법정 사유와 공정증서 유언이라는 형식을 갖춰야 합니다. 이후 유언집행자의 가정법원 청구도 필요합니다. 일반 메모나 자필 유언만으로 이 절차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Q. 고인이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방법이 없나요?
공동상속인이 법정 요건과 기간에 맞춰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언이 있는 경우와 청구 사유의 범위가 다르므로 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Q. 상속권 상실 선고가 확정되면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나요?
상속개시 후 선고가 확정되면 상속이 시작된 때로 소급해 상속권을 잃습니다. 다만 선고 확정 전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는 보호됩니다. FAQ 근거: 민법 제1004조의2
상속 분쟁, 억울했던 사정과 입증할 사실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가족 사이에 있었던 일을 법원에 설명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가 부족할 수도 있고, 남아 있는 대화만으로는 당시 상황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상속을 막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기보다, 법에서 정한 사유와 현재 확보한 자료부터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속권을 제한할 근거가 있는지, 청구기간이 남아 있는지, 어떤 자료를 더 확보해야 하는지. 이 세 가지를 확인해야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판사출신 형사전문변호사 신중권 | 법무법인 거산
판사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살펴 대응 방향을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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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6일 확인한 시행 법령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